세부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올랑고 섬 워킹 투어 자유여행
보통 세부여행 가면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즐기거나 리조트에서 쉬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그냥 리조트에만 쉬기가 아쉬워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세부와 가까운 올랑고섬 워킹투어를 나서기로 했습니다. 보통은 가이드를 끼고 배를 대여해서 나가거나 호핑투어에 추가해서 나가곤 하는데, 호핑은 하지 않을 거고 가이드를 끼면 가격이 상상이상으로 비싸지니 용감하게 김군이 가이드를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우선 해외에 나오니 부쩍 가까워진 남매와 함께 아침을 먹기위해 식당으로~ 저희는 샹그릴라에서 묵었는데 해외에 나오니 둘이 정말 친한 척하네요. 주변에 다 영어 쓰니까 약간 주눅 든 듯? ㅋㅋㅋ 그래도 하루하루 지날수록 조금씩 간단한 인사 정도는 큰애가 하더라고요.
저희는 인원이 6명이라 어디 움직일 때마다 거의 벤을 탄 것 같습니다. 샹그릴라와 뫼벤픽리조트(구 힐튼리조트) 바로 근처에 올랑고섬으로 가는 힐튼포트가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인데, 아이들과 처가 어른들까지 있고, 날이 더우니 힘 빼지 말자고 생각해서 벤을 불렀습니다. 샹그릴라는 AVIS랑 연계해서 서비스를 해 주니 서비스도 좋고 편하더라고요. 물론 택시나 다른 교통수단보단 살짝 비싸지만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세부 지도 발췌 : 출처 - 구글지도 >
막탄섬에서 올랑고로 가는 포트는 2곳이 있는데 저희는 가까운 힐튼포트에서 출발~ 다른 곳은 좀 오래 걸리던데 힐튼포트에서 가면 15분 남짓 걸리는 가까운 거리라 좋더라고요. 리조트에서 가깝고~
이곳이 힐튼포트입니다. 포트 앞 주차장으로 들어오기만 해도 1페소의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차량으로 들어올 때는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물론 타고 온 사람들이 부담이라 주머니에 있던 1페소 동전을 쥐어 주었습니다. 1페소 아끼겠다고 주차장 밖에서 걸어 들어오면 삐끼들의 무한 구애를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입구 우측 편에 오늘의 목적지인 올랑고섬 산타로사 항으로 가는 티켓창구가 있습니다. 여기서 티켓값을 지불하고 탑승자명단에 이름을 쓰면 됩니다. 좀 형식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탑승자가 누구인지 꼼꼼하게 다 체킹 하더라고요.
1인당 15페소(한화 약 375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티켓을 겟 했습니다. 성인 4명 어린이 1명 유아 1명인데 얄짤없이 다 끊네요.
티켓을 구입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잠시 대기할 수 있는 대합실이 있습니다. 의외로 깔끔하더라고요. 들어올 때 포트 이용료를 1인당 5페소씩 내는데, 이건 받는 사람 마음인 것 같아요. 갈 땐 6명 비용 다 냈는데, 올 때는 어린이는 2명을 성인 1명으로 보고 5명 비용만 지불했습니다.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대합실을 거쳐 나오면 배를 타러 가는 행렬에 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호핑투어 나가는 배들도 많이 있어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투어 나가는 배들이 있는 곳을 거쳐 가장 끝까지 걸어 들어오면 비로소 산타로사로 향하는 현지인들의 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방카라고 하는 필리핀 전통 배인데, 호핑 나갈 때도 방카를 많이 사용합니다. 방카 타는 게 좀 흔들려서 좀 불안해 하긴 했는데, 직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안착~
배 출발은 매시간 정시인데, 준비가 완료되고 어느 정도 사람이 차 있다 싶으면 배가 출발합니다. 중앙에는 짐을 싣고 다녀서 항상 짐이 많더라고요. 저희처럼 현지인 배를 이용해 가는 관광객이 많지는 않아서 그런지 다들 신기하게 쳐다보고...ㅋㅋㅋ
배를 타고 가는 동안 먼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우리 큰아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나중에 물러보니 배가 많이 흔들려서 좀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방카가 그리 안정적인 배가 아닌 데다 구명조끼도 어딨는지 몰라서 저도 좀 무서웠는데, 나름 타볼 만했습니다.
산타로사 항에 도착해서 조금 걸어 나오면 올랑고섬 투어의 백미 트라이시클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장 왕고참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께서 지정을 해 주더라고요. 편도로는 120페소, 왕복 240페소 정도면 투어를 갈 수 있습니다.
트라이시클 렌트가 완료되면 신나게 달려 첫 번째 목적지인 버드 생츄어리로 갑니다. 올랑고섬은 필리핀 중에서도 개발이 많이 되지 않은 곳이라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우리로 치면 변두리 정도의 느낌 이랄까요?
우리를 데리고 온 2대의 트라이 시클입니다. 필리핀에는 길이 잘 되어 있지 않고 자동차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트라이시클이나 지프니를 많이 애용합니다. 원래 현지인들은 여기에 5~6명씩 타고 다니고 그러던데 저희는 2대로 나눠 타고 왔네요.
포카리 스웨트 CF촬영지 버드 생츄어리
첫 번째 목적지는 포카리 스웨트 CF촬영지로 알려진 버드 생츄어리입니다. 입장료는 1인당 100페소이고 유아는 받지 않더군요.
입장료를 내고 맹그로브 나무로 우거진 작은 숲길을 걸어가면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작은 돌길이 있는 버드생츄어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원래 이 주위까지 바닷물이 밀려 들어와서 돌다리 위까지 물이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갔을 때는 물이 빠져있을 시간이라 물이 들어온 풍경은 보지 못했네요.
중간중간 끊어진 돌다리 틈 사이로 작은 물고기들과 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습니다. 물이 들어오면 또 넓은 곳으로 가세 놀다가 오겠죠. 근대 정말 물이 맑아서 물 들어오는 시간에는 여기서 물놀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치 전세 수영장 같은 느낌 이겠죠?
중간쯤 가면 이런 작은 오두막이 있어서 잠시 쉬어 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다들 쭈그려 앉아서 물고기를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군요.
쉼터를 지나 조금 더 지나가면 버드 생츄어리의 끝! 전망대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물이 없어서 느낌이 잘 살진 않지만, 바다 깊숙한 곳까지 나와 있는 전망대 인 셈이죠. 계절마다 찾아오는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게 설명해 주는 가이드와 망원경이 있다고 했는데, 이 때는 철새들이 오는 때가 아니라서 그런지 그런 건 없더라고요.
세부에도 맹그로브 나무들이 많아 살고 있는데, 보홀섬의 맹그로브 숲으로 떠나는 캐녀닝 프로그램도 꽤 인기가 많습니다. 맹그로브 나무아래 살고 있는 게를 잡아서 내오는 크랩요리도 일품이죠.
물은 없지만 다들 잠시 쉬면서 버드 생츄어리를 즐깁니다. 어른들은 사진 삼매경~ 아이들은 물고기와 모래 삼매경~ 근대 모래가 상당히 고은데, 아마도 산호모래인 듯싶네요. 뒤에 보이는 한 무리의 어른들은 가이드를 끼고 온 어른들인데 가이드가 이런저런 사진 찍어주니 그게 좋긴 하데요. 사진만 찍고 쌩~ 사라짐...ㅋㅋㅋ
돌아 나오는 길에 다시 만난 입장소 관리인 아저씨입니다. 한국말도 곧잘 하시고 아이들에게 예쁘다를 연신 외치며 참 살갑게 잘해주시더라고요. 원래 필리핀 치안이 좋지 않다고 들어서 처음에는 저도 좀 불안했는데, 여행하면서 만난 필리피뇨들은 하나같이 순수하고 친절했습니다. 우릴 보곤 항상 먼저 인사해 주고 미소로 답해 주더라고요.
바다가로 이어진 끝없는 다리를 만날 수 있는 마린 생츄어리
잠시 기다리라고 했던 트라이시클을 타고 다음 목적지인 마린 생츄어리로 향합니다. 트라이시클 뒤쪽이 짐칸처럼 되어 있는데, 짐을 싣기도 하고, 사람이 많으면 사람을 태우기도 합니다.
마린생츄어리 입구에는 작은 오두막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입장해야 합니다. 필리핀은 어딜 가도 다 돈을 내긴 하더군요. 근대 대부분 저렴한 편이긴 합니다.
마린 생츄어리는 바다로 난 길을 보는 것 밖에는 할 게 없긴 하지만, 스노클링이나 수영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낚시 혹은 호핑 그리고 다이빙까지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바다로 쭈~욱 이어진 다리를 따라 걷는 워킹코스를 선택했는데, 다리가 우리나라의 튼튼한 다리가 아닌 대나무를 엮어서 만든듯한 그런 다리입니다. 태풍 오면 단박에 날아갈 듯...ㅋㅋㅋ
버드생츄어리처럼 길게 이어진 다리가 바다 위를 가로질러 저 멀리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긴 거리더라고요. 저 ~ 끝에 가면 수영을 하거나 스노클링 혹은 낚시를 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우리는 날이 더워서 그냥 다리에 앉아 주변 풍광을 감상하는 걸로~ ㅋㅋㅋ 다리 밑이 그리 수심이 깊지는 않아서 행여 무너지더라도 빠져 죽진 않겠더군요. 물론 그래서 저 멀리까지 다리를 이어 놓았겠죠. 수영할 포인트가 있어야 하니... 그냥 앉아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는 그런 공간.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파란 하늘과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 어디까지가 바다고 어디가 하늘인지 구분이 안 되는 사진으로는 담기 힘든 장관입니다. 특별한 관광포인트가 아닌데 어딜 가도 뷰가 참 좋더라고요.
들어갈 땐 미처 몰랐는데 돌아 나오는 길에 보니 작은 가게가 하나 있더라고요. 간단한 기념품과 음료를 팝니다. 시원한 콜라와 생수를 달라고 했는데, 얼음통에서 꺼내주긴 하는데 아주 시원하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그나마 시원한 편이라 생수 2통이랑 콜라로 목을 축이고 잠시 휴식~
다시 트라이시클을 타고 산타로사 항구로~ 원래 항구 근처에 있는 마부하이 고등학교에 들러서 현지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을 잠시 만나게 해 주고 싶었는데, 너무 더워서 그냥 리턴하는 것으로~ ㅋㅋㅋ 시간 여유가 있으면 바로 산타로사로 들어오지 말고 마부하이 고등학교 들러서 근처 가게에서 음료하나 먹으면서 마을 풍경 감상하는 것도 좋습니다.
사진은 평온해 보이지만 사실 엄청 뛰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힐튼으로 돌아가는 배 티켓을 끊었더니 배 떠난다고 빨 리가라고 하더라고요. 헐레벌떡 뛰어가서 막 떠나려는 배를 불러 세워서 타는 해프닝이 있었네요. 우리가 늦으니까 다른 뱃사람이 먼저 뛰어가서 배 잡아주고 했는데, 암튼 엄청 친절했습니다. 돌아오는 배편도 1인당 15페소 항구 이용료는 돌아올 땐 1페소만 받았던 걸로 기억납니다.
마지막 배편이 6시 정도까지 있다고 했는데, 좀 여유 있게 5시 정도까진 산타로사 항구로 돌아와서 배를 타는 게 좋습니다. 괜히 선셋 본다고 어물쩍 대다간 마지막 배를 놓칠 수도 있겠더라고요.
올랑고섬에는 사실 딱히 볼거리가 많진 않은데, 저희처럼 그냥 주변 관광하고 싶고 필리핀 현지 생활상이 궁금한 분들이라면 한 번쯤 가볼 만합니다. 저는 아주 만족했거든요.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원래 오후에 물 들어온다 그래서 시간 맞춰 가려다 오전에 출발하게 일정을 바꿔서 그게 아쉽더라고요. 물들어오면 더 멋진 풍경과 함께 잠시나마 물가에서 쉴 수 있으니 HIDE&TIDE 시간을 알아보고 맞춰가는 게 좋습니다.
세부가 휴양의 도시라 너무 지루하겠다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찾아보면 알차게 보낼만한 여행지가 많더라고요. 올랑고섬도 그중 하나인데, 힐튼포트에서 15분 정도 거리로 비교적 짧은 거리인 데다 저희처럼 가면 왕복 1000원 정도의 비용이면 다녀올 수 있으니 비용도 세이브~
세부에서 간단하게 둘러볼 여행지를 찾는다면 올랑고섬 한번 다녀와 보세요~ 돌아와서 힐튼포트에 발을 디디면 살아 돌아왔음에 감사하게 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