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만든 또하나의 명작, Xiaomi Hybrid In-ear, 장단점 분석
얼마 전 출시 소식을 전했던 샤오미 하이브리드 이어폰이 김군의 손에 들어 왔습니다. 예판으로 구매를 했음에도 이제야 손에 들어왔네요. 이럴거면 그냥 국내에서 구매할 것을 그랬습니다...ㅠㅠ BA에 다이나믹 유닛이 결합된 하이브리드임에도 한화로 약 1만7천원 정도의 가격이라 출시소식에 많은 음악애호가들이 열광했습니다.
샤오미답게 깔끔한 패키징이 인상적인데, 전체적으로 샤오미가 추구하는 단순함의 미학이 잘 드러나는 패키지입니다. 제품의 손상을 막기 위해서인지 얇은 비닐 커버가 씌워져 있습니다.
박스 한구석에는 1More의 디자인이라는 표시가 찍혀 있습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이지만 1MORE는 샤오미 이어폰의 설계와 제작을 맡고 있는 곳입니다. 자체 브랜드를 통한 제품들도 물론 나오고 있구요. 1More의 제품 중에 이 녀석과 디자인이 거의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이 있는데 그건 하이브리드는 아닙니다.
패키지는 전형적인 샤오미 스타일인데, 누런색 카톤박스가 아니라 밝은 화이트톤의 박스입니다. 보통 저가형 이어폰들이 어렇게까지 신경 써서 제품 포장을 하지는 않는데, 꽤 손이 많이 가는 포장을 해 두고 있습니다. 샤오미 패키지는 거의 종이 상자이지만 드라이버를 보호하기 위해서인지 안쪽에 부드러운 재질로 잡아 두고 있습니다.
이어폰과 중국어라 쓸데없는 간단한 설명서를 제외하면 부속품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팁이 3쌍은 따로 들어 있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폼 팁과 실리콘 팁을 둘 다 써 봤는데, 역시 폼팁쪽이 저음을 좀 완화해서 소리를 듣기가 더 편안하더라구요.
디자인은 상당히 깔끔하고 사실 원모어의 오리지널 하이브리드 보다 더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일자형 커넥터를 쓰는 게 단선 때문에 좀 걸리지만, 고무로 패킹해 놓아서 단선 걱정은 덜해도 될 듯싶습니다. 하얀색 MI 마크가 찍힌 종이는 뒷면에 QR코드가 있는데, QR코드를 찍어보면 정품 확인이 가능합니다.
실버와 블랙의 컬러 조합이라 꽤 세련된 멋을 가지고 있습니다. 튀지 않는 스타일의 이어폰을 찾는 사람이라면 만족할만한 디자인이죠.
인체공학적 디자인이라 귀에 잘 물려있고 착용감도 편안한 편입니다. 확실히 귀에 거슬리는 디자인의 이어폰은 좀 쓰면 불편한데, 요건 착용감이 꽤 괜찮고 무게도 가볍습니다.
버튼은 3버튼 방식이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는 대부분 호환됩니다. 아이폰은 아쉽지만, 호환이 돼지는 않더라구요. 마이크를 겸하고 있어서 통화테스트를 해 봤는데 통화 품질도 깔끔합니다. 버튼에 돌기가 있어서 구별은 어렵지 않은데 누르는 느낌이 부드럽진 않습니다.
컨트롤러의 위치는 입 근처에 자리하게 되어 있는데, 이게 R사운드쪽에 달려 있어서 가끔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 이어폰은 L사운드쪽에 위치하는데, 특이하게 요건 우측에 달아 놨네요.
드라이버는 다이나믹과 BA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드라이버입니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이어폰들은 BA와 진동판의 단점을 서로 보완해서 명쾌하고 넓은 대역대의 사운드를 들려주며, 내구성이 높아서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샤오미 인이어도 꽤 해상도가 높고 음역대가 넓게 나타납니다. 사운드에 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케이블은 패브릭 케이블과 TPE 케이블을 혼용해서 사용합니다. 패브릭 케이블이 마찰음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서 요즘 많이 사용하는 추세인가 봅니다. Y자로 나눠지는 부분 아래는 방탄 소재인 케블라 섬유 와이어를 위쪽은 TPE로 되어 있습니다.
샤오미 하이브리드 인이어의 사운드는?
직접 소리를 들어 봤는데, 소리는 꽤 괜찮습니다. 1MORE 하이브리드처럼 1MORE에서 자체 개발한 BA유닛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여러 가성비 좋다는 이어폰과 견주어도 사운드가 찰집니다. 하지만 저음이 좀 많이 울리는 편입니다. 저음이 툭툭 치는 느낌은 참 좋은데 꽤 울림이 강한 편이거든요. 이건 EQ를 조절해도 좀처럼 해결이 되지 않더라구요.
저음이 강하다 보니 보컬의 사운드를 잡아먹는 경향도 종종 보입니다. 하지만 여성보컬이나 대역이 좀 높은 보컬의 경우는 베이스에게 먹히지는 않더라구요. 대신 공간감이 좋고 중고음 대역의 음 분리도나 해상력이 기대 이상입니다. 국민 이어폰으로 사랑받는 쿼드비트와 비교하면 중음역대의 해상도가 비교가 안될 정도 입니다.
클래식 쪽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테스트를 많이 하지는 못했는데, 클래식에는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어폰입니다. 대신 재즈나 락같은 조금은 모던한 음악에 잘 어울립니다. 귓가를 둥둥둥 울리는 베이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러울 이어폰이지만 역시 베이스에 의한 보컬의 뭉개짐이 신경쓰일 때가 간혹 있습니다. 보컬이 살짝 뒤에 있는 느낌이랄까요?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가성비가 꽤 괜찮은 이어폰을 만났습니다. 저가형 이어폰에서 사랑받는 티백이나 쿼드피드와는 다르게 중고음 음역대의 해상력이 뚜렷한게 맘에 들더라구요. 대신 베이스의 뭉개짐이 좀 거슬릴 때도 있는데 이건 폼팁을 바꿔서 어느정도 쓸만해 졌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2만원도 안되는 (출시가 기준) 이어폰에서 이 정도 사운드를 들려 준다는 것과 하이브리드를 이 가격에 만난다는 것은 꽤 매력적인 일 입니다. 역시 가격이 깡패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기본제공하는 실리콘팁 말고 폼팁을 사용하는 게 더 좋던데, 폼팁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베이스를 좀 줄여주니 듣는 게 좀 더 편안해 지더라구요. 베이스가 울리는 게 좋은 분들은 기본 팁으로도 충분하지만 좀 플랫하게 듣고 싶다면 폼팁하나 장만해서 듣는 게 여러모로 좋습니다.
사실 가성비 좋다고 평이 나 있는 이어폰들도 뭔가 하나씩 빠트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도 비슷한듯. 역시 고가의 이어폰을 사용하는 이유가 다 있는거겠죠? 고가의 이어폰과 비교하는건 맞지 않겠지만, 다른 제조사에서 나와 있는 하이브리드 이어폰에 비해 가성비로 따진다면 꽤 괜찮습니다. 특히나 베이스가 둥둥 울리는 힙합이나 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열광하게 될 듯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