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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모바일

알파고에 무너진 이세돌 9단, 실수도 흔들림도 없이 심리전을 펼치는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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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인공지능이 이렇게 무서운 겁니다

 

인공지능 알파고(Alphgo)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에 전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바둑을 좋아하는 일본과 중국의 바둑 기사들은 이 대결의 승패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구요. 승패를 떠나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번 대결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도 바둑을 그다지 잘 알지 못하고 평소에는 관심도 거의 없지만, 이번 대국은 정말 열심히 지켜보게 되는군요.

 

 

1국에서 이세돌 9단에게 불계승을 거둔 알파고가 두 번째 대국에서도 결국 불계승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바둑에서 말하는 불계승이란 한쪽이 돌을 던졌을 때 즉, 패배를 선언했을 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보통 바둑에서의 승패는 몇 집차이로 계산해서 높은쪽이 승리하게 되는데, 패배를 먼저 인정하는 것이죠. 기력이 높아질수록 불계승 비율이 올라간다고 하는데, 마치 우리가 스타크래프를 할 때 전멸하진 않았지만, 판세가 불리해 GG를 선언하는것과 같습니다.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가 발표한 바둑 프로그램입니다. 알파고 이전에 IBM의 딥블루라는 체스프로그램을 통한 인간과 인공지능의 싸움에서 인공지능이 승리를 거둔 전적이 있죠. 체스나 장기는 말이 움직일 수 있는 패턴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바둑은 훨씬 복잡해서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게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했고, 몇수 앞을 내다보고 흔들기를 하는 등의 감정적인 대응은 하지 못하니 당연히 사람이 우세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 전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는데, 인간의 직관을 기계가 따라오기 어렵지 않겠냐고 했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알파고의 학습능력이나 인간 사고의 모방 능력은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세돌 9단은 1국 때와는 달리 상당히 경직된 표정으로 신중하게 풀어나갔지만 아무도 예상 못 한 한수에 심리적인 안정을 잃으면서 패배하지 않았나 합니다.

 

 

오늘(3월 10일) 대국은 전날 치러진 1국보다 더 발전된 수를 두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는데, 이세돌 9단이 이번 매치를 받아들일 때 알파고의 수준은 최고수 정도 된다고 봤거든요. 알파고의 발표가 1월 말이었으니까 1달 남짓한 짧은 시간에 상당한 경지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매치에 앞서 알파고 간담회에서 개발자들은 알파고도 실수를 하지만 경기를 통해 실수를 줄이고 발전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발전 속도가 LTE 급 이네요. 알파고는 사람으로 치면 1,000년 정도의 경험치가 쌓여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번 2국은 전반적으로 이세돌 9단이 유리한 경기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격차를 줄이더니 초읽기에 들어가 결국 알파고가 이겼습니다. 이세돌 9단도 허튼수를 한수도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알파고의 예상치 못한 한수에 승부가 뒤집어 졌습니다. 사실 중반만 해도 사람 대 사람의 경기였다면 벌써 승부가 났을 것이라고(이세돌의 승) 다들 입을 모았는데 그걸 뒤집은 거죠. 정말 놀랍습니다.

 

충분히 이길수도 있는 대국이었는데, 알파고의 상식을 깨는 한 수가 이세돌 9단을 흔들리게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알파고가 잘못 둔 게 아니냐고 지켜보던 바둑기사들이 이야기 할 정도로 정석에서 벗어난 한수 였는데, 사실 알파고가 승부수를 던진 걸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이세돌 9단도 2국은 완벽한 패배를 인정했는데, 알파고는 감정의 동요도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 일격으로 일종의 심리전까지 펼치는 대담함도 보여 주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흉내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더라구요. 전체 판세까지 읽어가며 자신만의 수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출 만큼 인공지능이 발전했다는 사실이 무서워지기까지 합니다.

 

이세돌 9단도 알파고의 심리전에 말리지 않겠다는 듯 우직하게 그러나 신중히 자신의 정석대로 경기를 펼쳤지만  211수 4시간 30분 만에 결국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매치가 시작되기 전 승리를 호언장담했던 이세돌 9단이 한판이라도 이겨보겠다고 겸손해질 만큼 발전한 알파고! 1국에서는 변칙 플레이를 했던 이세돌 9단이 졌고, 2국에서는 변칙 플레이로 알파고가 이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인간과 기계의 대결은 10년 후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던 이세돌 9단의 싸움은 조금 어려운 형국이 되었습니다. 바둑이란게 경우의 수가 무수하게 많아서 인공지능이 승리하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했는데 알파고는 정말 대단하네요.

사람과 사람의 대결은 상대방의 기개를 읽을 수 있고 인간적인 약점 등을 파악할 수 있는데, 기계와의 싸움은

바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정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으니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대결을 통해 구글 마스터 마인드는 인공지능의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터라 바둑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점도 좋은 성과라고 생각하는데 이세돌 9단이 지고 있으니 아쉽네요.

 

이번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3선 승제로 5게임 중 먼저 3국을 이겨야 승리합니다. 3국은 12일(토)에 진행 되며, 4국과 5국은 13일(일)과 15일(화)에 각각 진행됩니다. 이세돌 9단이 받는 심리적 압박이 좀 있겠습니다.

첫 번째 대국이 끝났을 때 그래도 웃으면서 여유있게 인터뷰했던 것과는 다르게 웃음기가 사라진 모습이 마음이 아프네요. 이세돌 9단이 이기면 좋겠지만, 승부에서 꼭 이기는 판만 있는것은 아니니 마인드 컨트롤 잘 하셔서 좋은 승부 보여 주세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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